겨울철 특별한 별자리와의 만남
겨울철 도심 속에서도 볼 수 있는 별자리들과 다른 희귀한 별자리들을 소개합니다. 유용한 팁도 있으니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페르세우스자리와 안드로메다은하
서울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페르세우스자리. 11월 말부터 2월 초까지가 이 별자리를 만날 수 있는 최적기입니다. 맑은 밤, 북동쪽 하늘을 바라보면 영웅 페르세우스의 모습이 희미하게 떠오르는데요. 작년 겨울, 평창의 민박집에서 처음 페르세우스자리를 또렷이 봤을 때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도시의 불빛에 가려져 있던 수많은 별들이 검은 벨벳 천처럼 펼쳐진 하늘에서 반짝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죠. 특히 페르세우스자리 근처에서 흐릿한 안개처럼 보이는 안드로메다은하를 어렴풋이 맨눈으로 발견했을 때의 전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처녀자리와 스피카
느낌이 비슷해서 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녀자리가 봄철 별자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 새벽에야 동쪽 하늘에서 처녀자리의 밝은 별 스피카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른 출근과 함께한 새벽 5시, 아직 도시가 잠든 시간에 한강공원을 찾아가는 일이 저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겨울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동쪽 하늘에서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스피카를 발견하는 순간, 마치 비밀스러운 보물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작은 망원경으로 보면 스피카의 청백색 빛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데, 마치 차가운 겨울 새벽을 밝히는 보석과도 같습니다.
에리다누스자리
북반구에서는 완전한 모습을 보기 힘들지만 겨울철 남쪽 하늘 낮은 곳에서는 이 '천상의 강'의 일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주도나 남해안에서는 더 많은 부분을 관측할 수 있어, 매년 1월이면 친구들과 별자리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지난 겨울, 남해 바다 위로 길게 뻗은, 마치 강물 같은 별들의 흐름이 보였습니다. 에리다누스자리였습니다. 신화에서 말하는 '하늘의 강'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을까 상상하며, 밤하늘을 오래도록 바라보았습니다.
조선시대 별자리
옛 선조들은 이런 특별한 별자리들에 담긴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겨울철 별자리 설화는 현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어요.
조선시대 천문서 '천상열차분야지도'에는 페르세우스자리를 '천시'라 불렀는데, 이는 하늘의 장터를 의미합니다. 선조들은 겨울밤에 이 별자리를 보며 하늘에서 열리는 장터의 모습을 상상했다고 해요.
도시에서도 가능한 겨울철 별자리 관측 팁
겨울철 별자리 관측에는 특별한 장비가 필수는 아닙니다. (따뜻한 옷차림은 필수겠네요.) 제 경우 스마트폰의 별자리 앱과 작은 쌍안경으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한강공원의 어두운 곳을 찾아다니며 별들을 관찰했는데, 점차 더 좋은 관측 포인트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남산 타워 뒤편의 작은 공원은 제가 발견한 서울 시내 최고의 관측 장소 중 하나입니다. 가끔 이곳을 찾아 따뜻한 코코아 한 잔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제 겨울철 힐링 중 하나입니다. 도시의 불빛이 닿지 않는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특별한 별자리들을 찾기에 제격입니다.
날씨도 중요한 요소인데요. 겨울철 차가운 고기압이 들어오는 날은 대기가 맑고 투명해져서 별자리 관측의 최적기가 됩니다. 기상청 일기예보에서 '건조주의보'가 발령되는 날이니 잊지 마세요.
마무리
도시의 빛공해 속에서도, 겨울철 별자리들은 우리에게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추운 겨울밤, 따뜻한 옷차림으로 베란다에 나가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때로는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작은 하늘에서도 희미하게나마 별들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오늘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겨울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렇게 특별한 별자리들과의 만남을 통해 작은 위로와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정말 감사한 일이지 않나요? 여러분도 오늘 밤, 잠시 고개를 들어 겨울밤의 특별한 별자리들을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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